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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맛있는 음식 (무껍, 사이우아, 카오카무 등)

by twin-rabbit 2026. 7. 21.

 태국, 치앙마이 하면 흔히 ‘솜땀’이나나 ‘팟타이’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나요? 제가 그랬거든요. 한국에서 동남아 음식을 먹을 일이 자주 있지는 않지만 먹게된다면 가장 많이 먹는 게 쌀국수이고, 그 다음이 팟타이와 볶음밥 종류였습니다.
치앙마이에 오니 정말 다양한 음식들이 있었어요. 식당 메뉴판에 처음 보는 음식들이 가득한데 설명을 읽어봐도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아서 시켜먹어보지 못한 음식도 많아요. 그리고 더 놀라게 되는 건 시장을 방문했을 때죠. 우리가 시장에 가면 반찬가게가 있는 것처럼 치앙마이에도 무슨 반찬을 파는데 처음 보는 것들이라 도저히 무슨 맛일지 상상이 되지 않는 반찬들이 정말 많았어요. 하나 하나 맛 보면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어서 궁금해하기만 했답니다. 오늘은 치앙마이에서 먹어보거나 또는 봤던 음식들 중 의외로 맛있었던 음식들에 대해 한번 얘기해보려고 해요.


치앙마이식 튀긴 삼겹살 '무껍'


치앙마이 올드타운을 걷다 보면 유리 진열장에 황금빛으로 튀겨진 삼겹살 덩어리를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이게 바로 '무껍'입니다. 삼겹살 튀김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조금 느끼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처음엔 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먹은 건 어느 플리마켓이었는데요 제가 고른 메뉴는 아니고 고기 러버 우리 아이가 저거 먹어보고 싶다고 고른 메뉴였어요. 그래서 처음 먹어보게된 무껍! 근데 이거 먹어보니 너무 맛있는 거 있죠?! 껍질은 바짝 튀겨져 바삭하고 고소하면서 아래 살코기는 촉촉해서 맛있어요! 아이들도 맛있다고 엄청 잘 먹은 메뉴랍니다. 무껍을 사면 초록색 소스를 같이 주는데 언뜻 보기엔 맛있어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용기를 내서 먹어보니 왜 주는지 알겠는 거예요. 튀긴 삼겹살과 짝이 딱 맞는 맛있는 소스! 여기는 고수와 매운 고추가 들어가서 색이 초록색이더라고요. 이 매콤한 태국식 소스를 찍어 먹으면 튀긴 고기의 느끼한 맛을 싹 잡아줘요. 우리 고기구워 먹을 때 멜젓이랑 먹으면 계속 들어가잖아요? 그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고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래도 이 소스에 들어간 고수는 괜찮았어요. 근데 남편은 고수 싫어해서 안 찍어먹더라고요. 소스도 조금씩 주던데 잘 됐다 싶어서 제가 다 찍어먹었습니다. 하하하
식당에 가면 덮밥 형태로도 파는데 한 접시에 50~80밧 내외면 먹을 수 있습니다. 소스(초록색 저 소스 말고 다른 거였어요) 뿌려진 밥에 무껍을 몇 조각 올려주는데 소스도 달달한 맛이 나서  저희 아이들도 아주 좋아했어요. 밖에서 밥 먹을 일이 있을 때마다 무껍이 올려진 덮밥을 여러 번 사 먹었답니다.
나중에 숙소 근처 시장에서 무껍을 파는 가게를 찾아내서 여러 번 사다먹었는데 밥 위에는 몇 조각만 올려줘서 항상 아쉬웠는데 무껍만 넉넉히 사다가 시원한 맥주와 먹으니 환상의 궁합이었답니다. 무껍만 따로 구입하면 100g 당 100밧 정도였어요.

태국 북부 소시지 '사이 우아'

치앙마이 시장이나 플리마켓 먹거리 코너에 가면 순대처럼 생긴걸 굽고있는 모습을 많이 보게 돼요. 색은 딱 순대처럼 짙은 색인데 끝이 소시지처럼 묶여있어서 소시지인가 생각했어요. 이게 바로 태국 북부 전통 소시지인 ‘사이우아’ 랍니다. 찾아보니 돼지 막창 속에 소를 넣어서 소시지처럼 만든 거라고 하니 순대의 외국 사촌쯤 되는 거 같네요. 저는 처음에 일반적인 소시지 맛을 기대하고 샀다가 강한 허브 향이 나서 처음엔 솔직히 좀 별로였어요. 레몬그라스, 라임 잎, 갈랑갈 등 태국 북부 특유의 향신료가 들어간다고 하는데 맛이 굉장히.. 이국적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첨엔 좀 독특했는데 먹다보니 또 맛이 있고 생각이 나더라고요. 넣는 재료에 따라 여러가지 맛이 있는데 제가 고른 건 돼지고기 바베큐 맛에 향신료 냄새가 나고 또 좀 새콤한 맛도 났어요. 사이우아는 대체로 매콤한 맛이라 한국인 입맛에도 의외로 잘 맞습니다. 시장에서 한 줄 단위로 구매하면 40~70밧 정도이고 이것도 무껍처럼 그냥 밥에 올려서 파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바나나잎에 감싸진 찰밥(카오 니여우)과 함께 파는 경우도 있어요. 처음엔 생소해도 여기저기 눈에 띄니 은근히 그 맛이 생각이 나서 몇 번 더 사먹게 되더라고요. 속에 고기만 들어간 건 아니고 밥이나 찰밥 그런 게 같이 들어있어요. 왜 순대 종류 중에 아바이순대였던가? 그게 속에 밥이 같이 버무려져 있잖아요. 그거랑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밥이 들어있어서 식감이 독일식 소시지 그런 느낌은 아납니다. 식감도 딱 아바이순대 그런 느낌이랑 비슷해요. 처음엔 좀 별로인듯 했지만 먹다보니 은근히 또 괜찮고 생각나는 맛, 사이우아 입니다.

태국식 족발 덮밥 '카오카무'

치앙마이 어느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음식을 고르고 있었어요. 메뉴판은 봐도 뭔지 모르니 일단 발품을 팔아 푸드코트를 쭉 돌면서 생김새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집에 가니 족발 슬라이스 처럼 생긴 게 있는 거예요. ‘여기도 족발을 먹나??’ 라고 생각하며 번역기를 돌려보니 진짜 족발 덮밥이라고 나오는 겁니다. 일단 냄새는 그럴듯하게 맛있는 냄새가 나고있어서 하나 주문을 해봤습니다. 흰 밥에 족발 슬라이스와 양념국물을 같이 덜어주시더라고요. 자리에 앉아서 한 술 떠보니 진짜 족발 그 느낌입니다. 오히려 한국식 족발보다 훨씬 더 부드러웠어요. 한국에서는 족발을 일부러 좀 식혀서 먹는데 여기는 그냥 따뜻한 그 채로 먹어서인지 더 부드럽고 입 안에서 잘 풀어지는 느낌입니다. 달콤 짭조름한 간장 베이스 소스에 푹 삶아진 고기와 밥, 그리고 여기에 반숙 계란을 올려주는데 독특한 동남아 향신료 냄새도 나지 않고 무난한 맛입니다. 호불호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만약 치앙마이에서 향신료가 영 입에 안 맞아서 먹을 게 없다 생각하신다면 이 카오카무, 족발 덮밥을 드시면 되겠네요. 기본 사이즈가 50~70밧 정도로 저렴한데, 함께 나오는 매콤한 피클 소스(약간 김치국물 같은 느낌이에요)를 곁들이면 느끼함 없이 무한정 들어갑니다. 아침 식사나 야식으로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아 여행자들 사이에서 '의외의 인생 덮밥'으로 자주 거론된다고 하네요. 매콤한 소스를 넣지 않고 저희 아이들도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망고 스티키 라이스

처음에 망고를 밥이 같이 먹는다고 들었을 때 '밥이랑 망고를 왜 같이 먹지??'라고 생각했어요. 왠지 너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거든요. 그런데 저희 아이가 망고 스티키 라이스를 보고 먹겠다고 하는 바람에 원하지 않게 하나 시켜봤거든요? 그런데 그 맛이 생각보다 맛있어서 조금 놀랐어요. 망고 스티키 라이스는 한국에서 먹는 약밥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달콤한 향이 들어간 찰밥에 달콤한 망고를 얹어 먹으면 나름대로 맛있는 조합이 되더라고요.
제가 치앙마이에 있을 때 실수로 일반 쌀이 아닌 찹쌀을 산 적이 있었어요. 사와서 번역기를 돌려보니 찹쌀이더라고요. 남편이 지난 번에 먹은 스티키 라이스가 꽤나 맛있었는지 자기가 직접 스티키 라이스를 만들어보겠다며 코코넛 밀크까지 사와서 야심차게 도전을 했는데요, 밥 물을 못 맞춰서 밥이 너무 질게 되는 바람에 실패하기는 했습니다. 어디선가 찾아보고 그대로 따라했는데 왜 실패를 한 건지… 달콤한 밀크 코코넛 향이 나니 아이들이 서로 먹어보겠다고 처음엔 달려들었지만 너무 질척해진 스티키 라이스는… 결국 남편이 다 먹어야 했답니다. 쌀로 만든 건데 아까워서 버릴 수는 없잖아요. 푸핫
저희가 갔던 1~2월은 망고가 많이 나는 철이 아니라 망고가 그리 흔하지 않았는데, 마켓 같은 곳에 가면 망고 스티키 라이스는 꼭 팔아서 망고 대용으로 많이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달콤한 바나나와 연유의 조화 '로띠'

로띠는 여행자 카페에서 맛있다고 많이들 추천하는 디저트입니다. 얇게 편 반죽을 버터에 튀기듯 구워 바나나와 달걀을 넣고 연유와 초코시럽을 뿌려먹는 거더라고요. 이건 뭐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 없는 맛이니 더 말해 뭐하겠어요! '살찌는 맛'인 걸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있는 마성의 간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본 바나나 로띠는 30~ 50밧 정도이고 여기에 치즈나 누텔라를 추가할 수 있는데 가격이 조금 올라갑니다. 이게 주로 노점에서 판매하는 메뉴인데 노점마다 반죽의 찰기가 달라서 식감도 다르다고 하니 나만의 로띠 맛집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가 되겠습니다.
제가 묵었던 숙소 근처에 수요일마다 열리는 Wendsday Market이 있었는데요, 상점이 7~8개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마켓이지만 수요일이 되면 은근히 또 기다려지더라고요. 그중에 하나가 바로 '로띠'를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저는 여기서 로띠를 처음 먹어보았답니다. 한 번 맛보고나니 그다음 마켓 때도 계속 가서 주문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주로 바나나에 초코시럽 대신 연유를 추가해서 먹었는데 맛있는 아메리카노랑 같이 먹으면 조합이 딱 맞습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나고 당장이라도 먹고싶은 그리운 맛이네요.
 
제가 오늘 알려드린 메뉴들 중에 어떤 게 제일 드셔보고 싶으신가요? 저는 밤 늦은 지금 글을 쓰고 있자니 달달한 로띠가 제일 생각이 나네요. 여행하시다가 로띠 노점을 발견하신다면 꼭! 드셔보시기를 바랍니다. 아이스커피랑 같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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