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봉개동 거문오름 자락에 위치한 노루생태관찰원은 제주 여행 동안 참고했던 책에 소개된 '곳입니다. 화려하게 꾸며지거나 볼 게 많은 관광지는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해서 일부러 찾아갔어요. 근처에 절물자연휴양림도 있어서 함께 방문하면 좋은 곳이라고 했는데, 저희는 노루생태관찰원에 꽤 오래 머무르게 되어 절물휴양림까지는 가보지 못했네요.
노루생태관찰원
노루생태관찰원은 제주의 야생동물인 노루를 가까이서 관찰하고 자연 생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생태공원입니다. 제주시에서 직접 운영을 해서 입장료도 아주 저렴합니다. 어른은 1,000원이고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무료입니다. 그 외에 노루 만들기 체험은 3,000원, 노루 먹이 주기 체험은 1,000원으로 정말 저렴했어요. 제주도 웬만한 곳에 있는 먹이 주기 체험은 최소 5,000원 ~ 10,000원인데 노루생태원은 1,000원으로 먹이 주기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곳이라 가성비가 정말 좋습니다.
운영 시간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른데요 하절기(3~ 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동절기(11~2월)에는 일몰 시간을 고려하여 오후 5시까지만 관찰이 가능해서 마감 시간 최소 1시간 전에는 입장해야 노루 관람과 먹이주기 체험이 가능합니다.
노루생태관찰원은 절물자연휴양림과 제주4·3평화공원과 인접해 있어서 가능하다면 함께 묶어 방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노루생태관찰원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는 걸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버스 배차간격이 긴 편이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제주도 어딜 가나 그렇지만 가급적 자차나 렌터카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이 여행하는데 훨씬 수월하지요. 노루생태원 주차장은 승용차와 대형 버스를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게 마련되어 있고 별도의 주차 비용 없습니다. 저희가 도착한 오전 시간에는 주차장이 거의 비어있었는데, 나중에 나올 때 보니 차들이 제법 많이 늘어있었어요. 그래도 주차장이 워낙 넓으니 웬만하면 복잡할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노루 먹이 주기 체험
매표소를 지나 오른쪽이 노루를 만나러 가는 곳인데, 노루를 보러 들어가는 입구 앞이 놀이터 입니다. 놀이터를 지나야 노루 관찰원이 나오는데 저희 아이들은 관찰원으로 가기도 전에 놀이터에서 이미 발길이 멈춰버렸어요. 놀이터에 다양한 시설이 있는 건 아닌데도 아이들은 그래도 좋은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재미있게 한참을 놀았습니다. 작은 집라인 같은 시설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가장 시간을 많이 보냈답니다. 평상과 테이블도 있는데 도시락을 싸와서 여기 더 많이 드시더라고요. 그런데 거기에 <까마귀 주의>라고 붙어있어요. 까마귀가 음식을 먹으려고 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문구였어요. 나중에 놀고 있는데 정말 까마귀가 음식 있는 쪽에 와서 음식을 먹으려고 기웃거리는 걸 봤답니다.

놀이터에서 더 놀겠다는 아이들을 설득해 드디어 노루를 만나러 갔습니다. 노루생태관찰원에서는 보호가 필요해진 노루들을 자연 상태 그대로 방목해서 기르고 있다고 해요. 관람시간 내에는 언제든 노루 관찰이 가능한데 먹이체험 티켓을 가져가면 음료컵에 노루 먹이를 담아주십니다. 먹이를 들고 가면 노루가 가까이 다가와 먹이를 먹는데 아이들이 동물 먹이주기를 정말 좋아하잖아요. 여기저기 아이들이 서로 노루에게 먹이를 주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방문객이 많다 보니 노루가 먹이를 먹고 배가 불러지면 더 이상 먹이를 먹으려고 하지 않아요. 저희는 입구 놀이터에서 놀다가 뒤늦게 들어갔더니 노루들이 이미 앞에 들어간 방문객들이 주는 먹이를 먹고 배가 불러져서 먹이를 먹지 않더라고요. 자기가 주는 먹이는 안 먹는다며 아이들이 서운해하기는 했지만 노루가 배가 부른 걸 어쩌겠어요. 이따가 노루가 배가 고파질 때쯤 와서 먹이를 주자고 하고는 노루 만들기 체험을 하러 갔답니다. (하지만 결국 노루 먹이 주기는 실패했어요. 방문객들이 계속 와서 노루가 배가 고플 틈이 없는 것 같아요 ^^;;)
노루가 있는 곳을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면 거친오름이 나옵니다.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길은 잘 정비가 되어있지만 오름이라 언덕이 계속되니 유모차를 밀거나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건 조금 어려워 보였어요. 그 위로 가면 숲 속 놀이터도 나온다는데 저희는 오름에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오름 전체를 한 바퀴 도는 순환 코스는 약 2.6킬로미터 길이로, 성인 걸음 기준으로 약 50분에서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완만한 트레킹 코스라고 합니다.
노루 만들기 체험
매표소에서 직진하면 작은 건물이 하나 있어요. 여기 노루 전시실이 있는데 노루의 성장 과정, 뿔이 자라고 떨어지는 주기, 고라니 및 사슴과의 차이점 , 노루 소리 등을 알 수 있도록 글과 시청각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헤드셋을 끼고 노루 소리를 듣거나 망원경처럼 생긴 곳을 들여다보며 노루를 관찰하는 장치도 있었는데 아이들이 흥미로워했어요.

이 건물 로비에서 노루 만들기 체험을 진행합니다. 선생님 한 분이 진행을 하시는데 큰 테이블이 2개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건 3~4팀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먼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 바로 만들기를 하면 되는데, 뜨거운 글루건을 사용해야 해서 반드시 보호자를 동반해야 만들 수 있어요. 아주 어린아이들은 어렵고 유치원생 정도면 할 수 있는 난이도입니다. 노루 만들기 외에도 거친 오름 주변에서 수집한 나뭇가지, 도토리, 솔방울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하여 노루 모양의 나무 인형을 만들거나 액자를 제작하는 프로그램 등 체험 활동의 내용은 조금씩 달라진다고 합니다. 몸통에 다리와 꼬리, 머리, 뿔까지 붙이며 색칠도 예쁘게 해 줬어요. 직접 만든 노루를 들고 다니며 아이들이 아주 뿌듯해했습니다. 이런 자연에서 나오는 재료들로 만들기 체험까지 할 수 있으니 노루생태원은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