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앙마이를 여행하는 동안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여기는 왜 이렇게 카페가 많지?”라는 것이었습니다. 골목 하나만 들어가도 개성 있는 카페를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시내가 아닌 외곽 지역에서 스쿠터로 동네를 산책하다가도 뜻하지 않게 예쁜 카페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처음엔 '관광객이 많아서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지내다 보니 단순히 그 이유만이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답니다.
치앙마이는 동남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카페 도시로 알려져 있다고 해요. 단순히 카페 숫자가 많은 것이 아니라, 디자인·커피 품질·공간 구성까지 수준이 높아 전 세계 여행자와 디지털 노마드들이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지요.
그렇다면 치앙마이는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카페 문화를 갖게 되었을까요? 저의 처음 생각대로 단순히 관광객이 많아서일까요?
카페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저는 치앙마이 카페 문화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자연환경, 커피 생산지와의 거리, 디지털 노마드 문화, 그리고 예술적인 도시 분위기까지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럼 오늘은 여행자의 시선에서 이해하기 쉽게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북부 산지에서 생산되는 태국 커피
치앙마이 카페 문화의 가장 중요한 기반은 바로 커피 산지라는 점입니다.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 산악 지역과 가까운데, 이 지역이 태국 커피 생산의 중심지거든요.
대표적인 커피 생산 지역으로는 '도이창'과 '도이사켓' 같은 고산지대가 있습니다. 이곳은 해발 1,000~1,500m 정도의 고지대이며 기온이 비교적 선선하고 일교차가 커 커피 재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하네요.
원래 이 지역에서는 양귀비 재배가 이루어지던 곳이라고 해요. 하지만 태국 정부의 대체 작물 정책과 왕실 프로젝트를 통해 커피 재배가 장려되었고, 그 결과 현재는 품질 좋은 아라비카 커피가 생산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많은 치앙마이 카페들이 이 지역 원두를 직접 사용해 커피를 만든다고 해요.
저처럼 커피를 좋아하는 여행자 입장에서는 커피 천국인 치앙마이가 정말 좋았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40~ 50밧, 좀 비싸다고 해도 80~90밧 정도면 마실 수 있었거든요. 40~50밧이면 한화로 약 2천원 남짓한 가격인데, 사실 한국에도 그 정도 가격의 커피는 많이 있어요. 하지만 같은 값이라도 치앙마이 커피는 퀄리티가 전혀 달랐습니다. 솔직히 한국의 저가형 커피는 맛있어서 마신다기보다는 저렴하게 가성비로 마시는 커피인데 반해, 치앙마이의 커피는 마셔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맛있는 집들이 많았어요. 로컬 스페셜티 커피를 이런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카페마다 원두 특징이 다르며 일부 카페에서는 원두 로스팅 과정까지 직접 볼 수 있었어요.
디지털 노마드 도시가 만든 카페 문화
치앙마이가 카페 도시로 성장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노마드 문화입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치앙마이는 전 세계 프리랜서, 개발자, 온라인 사업가들이 모여드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생활비가 저렴하면서도 인터넷 환경이 좋고, 기후가 비교적 온화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님만해민 지역은 이런 디지털 노마드 문화의 중심지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제가 님만해민 지역을 방문했을 때 노트북 작업이 가능한 카페가 아주 많았고,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공간이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었어요. 곳곳에 노트북을 놓고 커피를 마시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더라고요. 우리나라 스타벅스에 가면 노트북을 놓고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이 많은 것과 비슷했어요. 이런 환경 덕분에 치앙마이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작업 공간, 창작 공간, 여행자 커뮤니티, 소규모 미팅 장소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도 카페는 잠시 쉬어가는 공간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저도 에어컨이 잘 나오고 조용한 카페에서 여행 계획을 정리하거나 사진을 정리하고, 여유가 된다면 책도 읽을 수 있어 아주 좋았답니다. 카페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이 지나가는 게 아까울 정도였어요.
예술 도시 분위기가 만든 개성 있는 카페
치앙마이는 태국에서도 예술적인 분위기가 강한 도시입니다. 오래된 사원과 전통문화가 남아 있고, 젊은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 활동하는 도시이기도 하고요. 대표적인 예로 치앙마이 대학교 주변에는 학생과 예술가들이 모이는 공간이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 분위기가 도시 전체로 퍼져나갔다고 해요.
그래서 치앙마이 카페는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라 갤러리형 카페, 정원형 카페, 논 뷰 카페, 정글 콘셉트 카페, 미니 미술관 카페 등 그 지역 특색에 맞춰 여러 형태로 발전했답니다.
저는 정원형 카페와 논뷰 카페, 그리고 동물원 콘셉트의 카페에 가봤는데요, 정말 가는 곳마다 특색 있고 각각의 장점이 있어 어디가 더 좋은지 고르기가 어려운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꼭 한 곳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산사이 지역에 서 갔던 논뷰논 뷰 카페 였습니다. '이런 곳에도 카페가 있나?' 생각하며 별 기대 없이 찾아갔는데, 카페 건물도 정말 예쁘고 정원도 잘 꾸며져 있었어요. 그리고 그 앞으로 펼쳐진 논뷰가 정말 아름다웠답니다. 그 곳에서 책도 읽고 사진도 정리하면서 조용한 시간을 보냈는데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한번으로 아쉬워 여행 마지막 날 한번 더 찾아갔지만, 아쉽게도 영업을 하지 않는 날이라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답니다.
또 치앙마이에는 인테리어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곳이 많아 사진 촬영을 좋아하는 여행자들과 SNS에 멋진 사진을 남기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에게도 매우 인기 있는 장소가 된답니다.
인테리어만으로는 한국에도 예쁜 카페들이 많지만, 멋진 인테리어와 치앙마이의 자연 경관이 어우러진 카페들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매력적인 장소였습니다.
저렴한 창업 비용
치앙마이에 카페가 많은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카페 창업 비용입니다.
치앙마이는 태국의 수도 방콕에 비해 임대료가 훨씬 저렴해 작은 카페 창업이 비교적 쉬운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젊은 창업자들이 자신만의 콘셉트를 가진 카페를 시작하게 되었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카페의 수준도 올라가게 되었다고 하지요.
저희 가족이 지내던 숙소는 산사이 지역의 외곽으로,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었어요. 그 곳에서 스쿠터를 타고 여기저기 목적없이 산책을 하는 것도 큰 재미였는데요, 그 때 관광객이 올 것 같지 않은 외곽 주거지역을 다니다가 예쁜 인테리어의 카페들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었어요.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그런 카페들을 만나면, 마치 숨겨진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 들어 참 행복했답니다. 그리고 거기서 마시는 커피는 왠지 더 맛있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지역별 카페 분위기
치앙마이 카페들을 지역별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어요.
님만해민 → 트렌디하고 디지털 노마드 카페
올드타운 → 작은 감성 카페 많음
외곽 자연 지역 → 논뷰·정글뷰 카페
이렇게 다양한 카페들이 많기때문에 카페 호핑을 위해 여행을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루에 2~3곳 정도 카페를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비교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가 된답니다.
(단, 카페인에 민감하지 않다면 말이죠!)
그리고 카페를 방문하는 팁을 하나 드리자면, 유명한 카페들은 오전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후가 될 수록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거든요. 또 치앙마이 카페들은 영업을 늦게까지 하지 않는 곳이 많기때문에 때문에 되도록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외곽 지역의 카페들은 오후 5시면 문을 닫는 곳도 많았어요.
치앙마이 카페 이야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다시 그 곳에 가고싶은 마음이 드네요. 언제 또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땐 더 많은 카페들을 가보고 싶네요.
그립습니다. 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