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앙마이에는 수백 개의 사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분위기가 가장 독특한 사원 중 하나가 바로 왓우몽(Wat Umong)입니다. 이곳은 화려한 장식이나 거대한 탑으로 유명한 사원이 아니라 숲 속에 조용히 자리 잡은 명상 사원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지만 현지인들이 산책하거나 명상을 하기 위해 찾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터널 형태의 독특한 사원 구조와 자연 속에서 수행하는 승려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치앙마이에서도 매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왓우몽의 역사와 특징
왓우몽은 7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사원으로 치앙마이 왕국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이 사원은 란나 왕국의 왕이었던 King Mangrai의 후계자인 King Kuena가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왕은 숲 속에서 수행하기를 원하는 승려를 위해 조용한 명상 사원을 만들고자 했다고 합니다.
사원의 이름인 ‘우몽’은 태국어로 터널이라는 뜻입니다. 이름처럼 이 사원은 흙으로 덮인 작은 언덕 안에 여러 개의 터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터널은 수행자들이 명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으로, 내부에는 불상과 벽화가 남아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벽화는 희미해졌지만 지금도 옛 란나 왕국 시기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한때 이 사원은 오랜 기간 방치되면서 숲에 묻혀 거의 잊혀진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20세기 중반에 유명한 승려인 Buddhadasa Bhikkhu가 이곳을 수행과 명상 중심의 사원으로 다시 정비하면서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특이한 점은 여기 왓우몽 터널 안에 박쥐가 살고 있어요. 저희가 갔을 때도 터널 안 불상 위로 박쥐가 날아다니고 있었답니다. 아이들이 박쥐를 처음 봐서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박쥐가 갑자기 아이 쪽으로 날아와 깜짝 놀라 달아나는 재미있는 순간도 있었답니다. 사진으로도 남겨놨는데 볼 때마다 웃음이 나요.
왓우몽의 또 다른 매력은 사원 주변에 있는 자연환경입니다. 사원 안에는 작은 호수가 있으며 호수 주변에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나무 그늘이 많아 낮에도 비교적 시원한 편이라 산책하기 좋습니다. 호수 주변에서는 비둘기와 물고기를 쉽게 볼 수 있어 현지인들은 이곳에서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거나 조용히 휴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여행자들은 사원 구경을 마친 뒤에 공원 같은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도 한 낮이라 다른 곳은 많이 더웠는데, 이곳은 나무 그늘이 많아 상당히 시원했어요. 또 이 사원에서 엄마와 딸이 태국 전통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답니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명상 센터와 수행 공간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사원에서는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일정 기간 머물며 명상을 배우는 외국인들도 있어 국제적인 명상 사원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왓우몽에는 일반 사원에서는 보기 어려운 조형물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나무 아래에 놓인 여러 개의 불상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색이 바래고 이끼가 자라 자연과 하나가 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또 하나 유명한 것은 ‘지혜의 나무’ 주변에 설치된 명언 표지판입니다. 이 표지판에는 불교 철학이나 삶에 대한 짧은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숲길을 걸으며 이러한 문장을 읽어볼 수 있어 명상적인 분위기를 더욱 느낄 수 있습니다.
사원 한쪽에는 작은 박물관도 있습니다. 이곳에는 불교 관련 유물과 고대 불상, 수행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어 사원의 역사와 불교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위치와 찾아가는 방법
왓우몽은 치앙마이 구시가지 서쪽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요 치앙마이 국제공항과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여기는 치앙마이 대학교와 도이수텝 산 방향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 자연환경이 좋은 편입니다. 저희가 방문한 날이 좀 더운 날이었는데 여기 주차를 하고 걸어가는 동안에는 산에 나무들이 많아서 덜 더웠어요. 산책을 할 때도 시원해서 비교적 수월하게 다녔습니다.
특히 예술 공간으로 유명한 반캉왓 예술마을(Baan Kang Wat Artist Village)과 가까워 두 곳을 함께 방문하는 여행 코스로 많이 추천을 하는데요, 저희도 반캉왓 예술마을을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여기 왓우몽에 들러서 구경하고 산책도 했어요.
올드타운에서 거리는 약 5킬로미터 정도이며 차량으로 이동하면 대략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립니다. 저희는 숙소가 치앙마이 북쪽이라 숙소에서부터 한 1시간 정도 내려왔습니다. 가장 편한 이동 방법은 그랩이나 볼트를 이용하는 건데 요금은 시내 올드타운을 기준으로 보통 80밧에서 150밧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에요. 스쿠터를 렌트한 여행자라면 님만해민 지역을 지나 도이수텝 방향으로 이동하면 쉽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길도 비교적 단순해 운전이 어렵지 않은 편이고 주차도 문제없어서 좋았습니다. 이런 외곽 쪽을 다닐 때는 택시를 타는 것보다는 확실히 스쿠터나 렌트를 이용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치앙마이 외곽을 다닐 땐 목적지로 가는 건 크게 어렵지 않지만 구경을 마치고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게 조금 어려운 경우도 있어서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렌트가 가장 편리한 방법이기는 합니다.
방문할 때 알아두면 좋은 여행 팁
왓우몽은 관광 사원이지만 실제로 승려들의 수행이 이루어지는 죵교장소이기 때문에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원 내에서 큰 소리를 내거나 웃고 떠들며 소란스럽게 행동하는 것은 피해야 하고 복장도 사원 규정을 지켜야 합니다.
사원 복장 규정은 어딜가나 똑같아요. 일단 어깨가 드러나는 옷이나 짧은 반바지는 피하는 것이 좋은데 맨발인 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민소매 티셔츠나 짧은 바지를 입었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티켓을 구매하는 곳에서 금액을 조금 지불하면 태국 전통의상같은 걸 빌려주시더라고요. 이 걸 빌려입고 사원을 구경한 후 나오면서 반납하면 됩니다.
또 왓우몽은 아침에 방문하면 비교적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고 오전 시간에는 공기가 시원하고 숲의 분위기가 더욱 잘 느껴집니다. 반면 오후 늦게 방문하면 햇빛이 나무 사이로 들어와 사진 찍기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저희가 오후시간에 방문을 했는데 여기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팀들이 몇몇 눈에 띄었답니다.
치앙마이 여행에서 조금 특별한 사원을 찾고 있다면 숲 속의 고요함을 간직한 왓우몽을 방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