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는 마켓의 천국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다양한 마켓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시장이나 플리마켓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이런 치앙마이가 제 취향에 딱 맞았어요. 가기 전부터 이런저런 마켓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다른 것 보다도 그런 시장과 플리마켓들 구경할 생각에 가장 설렜던 것 같습니다. 가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도 물론 마켓 구경이었고요!
치앙마이 대표 마켓을 꼽자면 선데이마켓 그리고 오늘 소개해드리는 찡짜이 마켓이 아닐까 싶은데요, 두 마켓 모두 볼거리가 많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인기있는 곳이지만 굳이 둘 중 한 곳을 꼽으라면 여기 찡짜이 마켓이 저의 취향에 딱 맞았습니다.

찡짜이마켓
찡짜이 마켓은 예전에는 앞 글자를 따서 'JJ 마켓'으로도 불렸던 곳인데 센트럴 그룹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지금은 치앙마이에서 가장 세련되고 친환경적인 복합 문화 마켓이 되었습니다. 찡짜이라는 명칭은 태국어로 '진심'을 뜻하는 것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창의적인 예술가들의 온기가 가득한 문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찡짜이 마켓은 다른 여느 마켓들과는 확연히 다르게 세련되면서도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있어 구경하는 사람들의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곳이었어요. 상점과 먹거리 존이 구분되어 있어 구경하다가 쉬어가며 식사도 할 수 있고, 버스킹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다채로운 공간이라 천천히 구경하면 반나절 이상 걸리는 곳이 바로 여기 찡짜이 마켓입니다. 저도 여유롭게 구경하고 싶었지만... 아이들과 함께라 마냥 느긋하게 즐길 수가 없어서 좀 아쉬웠던 곳이기도 해요.
운영시간
찡짜이 마켓은 매일 열려 있는 상설 마켓이긴 하지만 대대적으로 크게 마켓이 열리는 건 주말입니다. 그러니 진짜 찡짜이 마켓을 구경하려면 꼭 주말에 방문해야 해요. 평일에도 슈퍼마켓인 TOPs green과 잡화점 good&goods 등 몇몇 상설매장이 열리지만 주말이 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상점들이 건물 밖에 부스를 가득 펼치고 크게 열려서 주중의 한가로운 모습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북적이게 된답니다.
마켓의 메인 시간은 매주 토요일, 일요일 06:30 ~ 14:00 (또는 15:00)로 새벽부터 서두르는 부지런쟁이 '얼리버드'를 위한 시장이에요. 오전 8시만 넘어도 사람이 몰리기 시작하는데 인기 있는 파머스 & 러스틱 마켓의 로컬 푸드는 10시면 품절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찡짜이 마켓에 가는 날은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아침 7시쯤 도착해 신선한 공기와 함께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즐기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일찍 서두르지 못해서 거의 낮 12시쯤 방문을 했었는데 찡짜이 마켓에 가까워질 수록 그 일대가 교통체증이 심해 많이 밀리더라고요. 대부분 관광객들이 그랩이나 볼트를 이용해 오기 때문에 근처에서는 정말 차들이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하게 갑니다. 길이 하도 밀리길래 저는 다 도착하기 전에 미리 내려서 한 5분쯤 걸어갔어요. 여러분도 차 안에서 기다리기 보다 차라리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내려 저처럼 걸어가시는 게 더 나으실 겁니다.
찡짜이 파머스 마켓 (Farmers Market)
이곳은 치앙마이 최초의 유기농 시장이라고 합니다. 지역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가지고 나오는데, 친환경적인 분위기로 'plastic free'를 지향하기 때문에 비닐 대신 바나나 잎으로 채소들을 포장해주기도 해서 색다른 느낌이 있더라고요. 제가 치앙마이에 와서 많이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여기는 음식이건 물건이건 뭐든 다 비닐에 넣어줘서 비닐 쓰레기가 엄청나겠다' 라는 생각과 또 '먹는 것도 뜨거운 것까지 전부 비닐에 넣어줘서 몸에 안 좋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ㅎㅎㅎ 그래서 여기 찡짜이 마켓의 친환경적인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파머스 마켓의 추천 품목으로는 고산지대 딸기, 아보카도, 갓 구운 수제 빵, 직접 짠 착즙 주스 같은 것들인데 특히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즉석요리 코너가 유명했습니다. 여기는 쉽게말해 푸드코트 처럼 먹거리를 파는 상점들이 쭉 늘어서 있는데 태국에서 많이 먹어볼 수 있는 북부식 소시지 '사이 우아'나 즉석에서 쪄주는 딤섬이 꼭 먹어야 할 베스트 메뉴라고 해요. 하지만 저는 소시지나 딤섬은 못 먹었고 삼겹살 튀김과 닭구이, 수박쥬스 등 여러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가족들과 맛있게 먹었습니다. 한쪽으로 테이블이 쭈욱 놓여있어서 포장한 음식을 가져와서 먹으면 되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서 자리 잡기가 쉽지는 않았어요. 또 인기 많은 메뉴는 30분 정도 기다려서야 겨우 받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음식을 다양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러웠답니다. 그리고 여기는 밖에있는 곳들보다 좀 더 위생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것 같아 좀 더 안심이 되었어요. 파머스 마켓 옆으로 수도시설이 되어있어서 손 씻기 등도 편하게 할 수 있고 상점에서도 여기 수도시설을 이용해 그릇을 씻나 뒤처리를 하는 등 역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마켓이라 위생적인 부분도 신경을 썼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러스틱 마켓 (Rustic Market)
여기는 태국 전역의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모이는 수공예품 시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기념품들 말고 뭔가 개성이 담긴 '단 하나뿐인' 물건을 찾고있다면 여기가 딱이예요! 옷부터 신발, 가방, 악세서리 등 다양한 수공예품들을 정말 많은데 천천히 구경만 해도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립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했던 디자인의 티셔츠나 린넨셔츠, 바지, 스커트 등 눈길을 끄는 것들이 정말 많았고 특히 천연 염색 의류(Indigo Dye)나 핸드메이드 도자기 그릇, 독특한 디자인의 가방과 액세서리들도 많이 있었어요. 이런 것들은 님만해민에 있는 편집숍들에서도 찾을 수 있기는 한데, 님만해민보다 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많으니 마음에 들면 너무 고민하지 말고 사보는 걸 추천해요. 여기 물건들은 한국 보다는 저렴하지만 사실 치앙마이 물가를 고려했을 땐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하지만 흔하지 않고 또 개성있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비싸지도 않더라고요. 구경하다가 마음에 꼭 드는 걸 발견했다면 기념으로 구매해보세요.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그 물건을 두고두고 보면서 치앙마이의 추억을 떠올리는 '추억팔이'용으로도 나에게 좋은 선물이 될겁니다. 저는 여기에서 도자기에 핸드메이드로 귀여운 그림을 그린 티코스터와 식품용 왁스페이퍼를 구매했는데요, 특히 왁스페이퍼는 한국에서부터 한번 써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거라 주저없이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가격을 비교해보니 한국과 비슷하기는 했는데 치앙마이에서 지내는 동안 음식을 냉장보관 할 때도 정말 요긴하게 잘 사용했고 집에 돌아와서도 지금까지 아주 잘 쓰고 있어요. 티 코스터와 왁스페이퍼를 쓸 때마다 치앙마이 찡짜이 마켓이 생각나기도 해서 더 손이 자주 가고 애정이 가는 물건들이랍니다.
굿 굿즈 (Good Goods)
센트럴 그룹에서 운영하는 세련된 느낌의 편집숍 '굿 굿즈'는 이미 여행자들 사이에서 정말 유명한 상점이지요! 여기는 평소에도 매일 열리는 상설 매장이라 혹시 주말 찡짜이 마켓을 놓쳤더라도 언제든 방문할 수 있는 곳입니다. 굿굿즈는 작은 상점들과는 달리 매장이 크고 여유가 있어서 오랜 시간동안 천천히 구경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곳이에요. 저는 주말 찡짜이 마켓에 방문했다가 여기 굿굿즈를 깜빡하고 방문하지 못해서 그 다음 주 평일에 이 근처를 지날 때 일부러 굿굿즈를 구경하러 왔었어요. 내부 인테리어도 잘 되어있고 에어컨도 빵빵해서 더위를 피해 쉬어가기에도 참 좋더라고요. 주말엔 사람이 엄청 많았을텐데 오히려 평일이라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여행 카페나 블로그에서 보니 여기서 많이 사가는 품목 중에 코끼리 문양의 파우치가 인기더라고요. 사이즈별로 손바닥 만한 작은 것부터 A4 용지가 들어가고도 남을 만한 제법 큰 것 까지 다양하게 있어 세트로 3개 정도 구매하기 좋아보였습니다. 선데이마켓이나 다른 나이트마켓 그런 곳에서도 비슷한 파우치를 구입할 수는 있는데 사실 모양은 비슷해도 퀄리티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손이 잘 안 갔거든요. 근데 여기는 굿굿즈는 내부 마감처리나 지퍼 등 마무리까지 신경을 써서 퀄리티 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었어요. 물론 길거리표 보다 조금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그래도 선물용으로는 여기 굿굿즈에서 구매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았어요.
매장 한 켠으로는 커피, 티, 프리미엄 스낵 등도 팔고 있고 또 시음 코너도 마련되어 있었어요. 저는 여기에서 시음 행사중인 티를 마셔봤는데 향이 정말 좋아서 작은 틴케이스에 담긴 찻잎을 구매해왔습니다. 지금도 가끔 우려마시며 치앙마이의 향기를 떠올리고 있어요. 생각난 김에 오늘도 한 잔 마셔봐야겠습니다!
찡짜이마켓 이용 팁
찡짜이 마켓 대부분의 상점에서 'GLN(토스, 카카오 등) QR 결제'가 가능합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현지 시장에서는 QR코드가 붙어있어도 결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찡짜이 마켓에서는 한번도 결제가 안 된 적이 없었어요.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현금을 조금 챙기면 더 좋겠지요?)
마켓 중앙 잔디밭 근처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자주 열리는데, 커피나 음료 한 잔 들고 나무 그늘 아래 앉아 공연을 감상하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켓 가운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도 있어서 아주아주 유용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처음엔 여기저기 신나하더니 조금 지나자 구경하는 걸 지루해했어요. 찡짜이 마켓까지 와서 구경을 안 하고 돌아가자니 너무 아쉽고 아이들은 지루하다고 빨리 가자고 하고.. 아주 난감했는데 그 순간 공원 가운데 있는 작은 놀이터를 발견한 거예요! 와우~!!!! 남편과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사이에 저는 서둘러 수공예품들을 구경하는 시간을 벌 수 있어 아주아주 유용했답니다. 놀이터가 좀 작은데 오히려 눈에 잘 들어와서 아이들 지켜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
한 가지 또 좋은 점은 화장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다른 마켓이 가니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5~10밧 정도 요금을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찡짜이 마켓은 화장실이 무료라 수시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환경미화원 여러 명이 수시로 휴지통을 비우거나 하는 등 계속 관리를 해주고 있어서 내부도 아주 청결했답니다.
아! 그리고 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톡톡톡톡 무슨 목탁 두드리는 소리가 계속 나서 보니 '톡센(Tok Sen)'이라는 태국 북부 전통 망치를 이용한 마사지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곳도 있었어요. 시장을 구경하다가 지친 다리를 풀거나 뭉친 어깨를 풀어주기에 딱 좋은 마사지 코너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교통수단
찡짜이 마켓은 올드타운 북동쪽 외곽(Atsadathon Rd)에 위치하고 있어, 보통 그랩(Grab)이나 볼트(Bolt)를 타고 갑니다. 목적지를 'Jing Jai Market'으로 설정하면 입구 바로 앞에 내려주는데 워낙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보니 근처에 갈수록 길이 많이 밀려요. 올드타운에서 약 10~15분 소요되고 요금은 약 60~100밧 정도 됩니다.
썽태우를 타고 갈 수도 있는데요 빨간 썽태우를 잡아 "찡짜이 마켓"이라고 하면 됩니다. 보통 인당 30~50바트 정도면 충분합니다.
렌터카나 오토바이를 이용하신다면 시장 내부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완비되어 있어 편리하고요.
찡짜이 마켓에 갈 때보다 구경을 다 하고 나올 때 차를 잡는 것이 어려운데요, 썽태우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했어요. 그랩이나 볼트도 배차가 안 되는 경우가 많고, 되더라도 요금이 많이 비싸게 책정됩니다.
여기서 제가 택시비를 절약할 수 있는 꿀팁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저희 가족이 찡짜이 마켓에서 나올 때가 오후 2~3시쯤이었는데요, 역시나 택시를 잡으려고 해도 잘 잡히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일단 찡짜이 마켓 밖으로 나와 올드타운 방향으로 천천히 10분 정도 걸었어요. 조금만 걸어도 훨씬 한산해졌고 썽태우도 자주 다녀요. 택시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잘 잡혀서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답니다. 그러니 꼭 찡짜이 마켓 앞에서 차를 타려고 시도하지 마시고 밖으로 좀 걸어 나오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