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도 쾌적하고 시원하고 세련된 쇼핑몰이 여러 곳 있어서 많이들 방문을 합니다. 하지만 제 기준에 치앙마이의 진짜 매력은 전통시장(재래시장)이라고 생각해서 치앙마이에 머무는 동안 이런 곳들을 많이 다니려고 했었어요.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여행 초반에 방문했던 윤난 플리 마켓 Yunnan flea market과 와로롯 시장 Warorot Market 인데요, 한달살기 여행자라면 놓쳐선 안 될 필수 코스이니 잘 읽어봐주세요.
윤난 플리마켓 (Yunnan Flea Market)

치앙마이 나이트 바자 근처, 이슬람 사원(Ban Haw Mosque) 앞 골목에서는 금요일 새벽마다 열리는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윤난 금요시장이에요. 이곳은 중국 운남성에서 건너온 무슬림 정착민들이 형성한 시장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태국 시장과는 달리 매주 금요일에만 열렸다가 사라지는 하루짜리 플리마켓 입니다.
여기에는 치앙마이 북부 고산지대에서 내려온 신선한 버섯, 아보카도, 그리고 이름 모를 산나물들이 정말 많았어요. 치앙마이 한 달 살이 동안 여기 만큼 다양한 채소들이 준비된 시장은 못 본 것 같아요. 다른 여러 곳에서 과일을 많이 사 먹었지만 특히 여기 윤난 플리마켓에서 사 먹었던 만다린과 노랗게 잘 익은 망고가 정말 맛있어서 지금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여행 초반에 여길 갔었는데 노란 망고가 맛있어 보여 몇 개만 사들고 돌아왔어요. 그 땐 여행 초반이라 다른데 가도 이런 망고가 널려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나중에 다른 곳에서 이런 크고 잘 익은 망고를 사려고 하니 1~2월은 망고 제철이 아니어서 찾기 쉽지 않았을 뿐더러, 그런 망고가 있어도 가격이 윤난 플리마켓보다 많이 비쌌어요. 그때 윤난 마켓에서 더 많이 사서 먹었어야 하는데...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몰라요. 다음에 또 치앙마이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여기 윤난 플리마켓에 가서 망고와 과일을 싹쓸이 할 생각입니다! 물론 싹쓸이를 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마음은 그렇다는 겁니다. ㅋㅋㅋ
저처럼 여행 초반이라 다른 곳에 많이 안 가보셨더라도, 일단 윤난 플리마켓을 방문했다면 살까 말까 망설이지 말고 무조건 장바구니에 담으시길 추천해요! 과일이 시중 마트보다 훨씬 저렴하고 신선해서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윤난 플리마켓 운영 시간은 매주 금요일 오전 06:00 ~ 12:00 까지인데 오전 11시 이후엔 파장하는 분위기니 이 날 만큼은 일찍 일어나 서두르시는 걸 추천합니다!
와로롯 시장 (Warorot Market / Kad Luang)
윤난 시장이 하루짜리 플리마켓이라 팝업 스토어 같은 느낌이라면, 와로롯 시장은 치앙마이의 진짜 재래시장 같은 곳입니다. 현지인들에게는 '깟 루앙(큰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곳이라고 하는데요, 여기 와로롯은 실내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 비가 오는 날에 구경하기도 괜찮습니다.
와로롯 시장 1층은 식료품 가게가 대부분이고 일부는 옷가게와 패브릭 원단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태국 북부 특산물인 '사이 우아(치앙마이 소시지)'과 돼지 껍데기 튀김인 '캡무', 그리고 과일을 말린 젤리 등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팔고 있어요. 말린 과일과 견과류, 망고, 두리안, 마카다미아 등이 면세점의 절반 가격이라 지인들에게 나누어줄 견과류, 말린 과일 등의 선물을 구입할 예정이라면 여기가 최고로 좋습니다. 시식도 가능하고 또 가게마다 가격이 조금 다르기도 하니 저렴한 곳을 잘 찾아서 흥정을 해보세요. 저희도 여기에서 말린 자두를 사서 먹었는데, 처음엔 알사탕 봉지처럼 생겨서 아이들이 젤리같은 건 줄 알고 샀는데 알고보니 반 건조 과일 이더라고요? 쫀쫀한 식감이 아니라 아삭함이 살아있고 새콤달콤해서 맛이 괜찮았습니다. (물론 젤리인줄 알고 샀던 아이들은 안 먹어서 제가 다 먹었습니다.) 와로롯 시장에 두 번째 갔을 땐 돼지 껍데기 튀김이 맛있다는 후기를 보고 사먹어 봤는데 바삭하고 짭쪼름해서 맥주가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어요! 그런데 맥주를 안 마시고 돼지 껍데기 튀김만 계속 먹어서인지 먹다보니 좀 물리기도 하면서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더라고요. 한번 그런 느낌이 들고나니 더 먹고싶지는 않아서 '캡무'는 그 날 한번 먹은 것으로 끝이 났습니다. 맥주랑 같이 먹었으면 좀 달랐을까요??
2~3층은 의류, 신발, 생활용품, 잡화를 판매하는 상점이 빼곡하게 줄지어 있어요. 여기에서 그 유명한 태국 코끼리바지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요. 나중에 님만해민에 가보니 와로롯 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코끼리바지를 팔고 있더라고요. 님만해민에 있는 상점들이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세련되고 예뻐서 같은 코끼리바지를 걸어놔도 좀 더 좋아보이긴 했습니다만, 사실 거의 비슷한 제품들이거든요. 그러니 저렴한 가격에 코끼리바지를 구매하고 싶다면 와로롯 시장에서 골라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코끼리 바지를 살 때 주의할 것이 있다고 하는데요, 진짜 치앙마이에서 만든 코끼리 바지는 코끼리가 다 똑바로 서있는 모양이래요. 그런데 중국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들여온 코끼리 바지는 코끼리가 뒤집어져 있는 것도 섞여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파는 바지들은 주머니가 오른쪽에만 달린 것들도 있어요. 저도 어느 마켓에선가 잠옷으로 입을 바지를 샀는데 나중에 입어보니 주머니가 오른쪽 한 쪽에만 있더라고요?? 여기는 원래 이런 건가 싶었는데.. 양 쪽에 주머니 만들기가 귀찮아서 한 쪽만 달아놨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2층에는 푸드코트가 있어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기도 좋고, 구경하다가 음료를 마시며 쉬어가기에도 좋습니다. 저도 와로롯 시장을 구경하다가 푸드코트 한 켠에서 잠시 쉬면서 아이스 타이티를 사서 마셨어요. 달콤하고 진한 타이티가 맛있어서 꼴깍꼴깍 마셨는데.. 그 날 밤에 카페인 때문에 잠을 못 자고 밤새 뒤척였네요. 카페인에 취약하신 분들은 참고하세요!
저는 와로롯 시장 밖에 있는 골목 노점에서 닭다리구이도 사다먹었는데요, 시장을 구경하고 나오다가 골목 노점에서 맛있는 닭구이 냄새가 나길래 포장을 해갔는데 맛있어서 아이들이 정신없이 먹어치우더라고요. 다음에 또 사러 갔었는데 그 노점이 문을 닫아서 사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특히 추천하는 장소는, 사실 와로롯 시장 내부가 아니랍니다!
치앙마이에서 옷, 신발, 여행 기념품(코끼리 키링 등)을 구입하고 싶다면 와로롯 시장 근처 골목에 위치한 옷가게나 소품샵을 꼭 구경해 보세요. 여기는 와로롯 시장 안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예쁘고 세련된 물건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숍들이 모여있는 골목은 님만해민 처럼 세련된 느낌이 나기도 해요. 대신 가격은 와로롯 시장 2층에 있는 의류나 소품점 보다는 약간 더 비쌌지만 독특하거나 훨씬 더 예쁜 것으로 구매할 수 있으니 꼭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또 제가 매우 추천하는 가게는 '지앙하'라는 그릇 가게입니다! 여긴 법랑 도시락(Tiffin)이나 식기류를 판매하는 곳인데요, 알록달록한 파스텔톤 법랑 그릇들이 즐비하고 원목으로 만든 제품들도 많이 있어 볼거리가 정말 많았어요. 저는 이 가게에서 아이들 식기를 사서 한 달 살이 동안 아주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지금도 잘 쓰고 있답니다!
와로롯 시장 밖 골목에는 라탄 소품을 판매하는 곳도 몇 군데 있는데 이미 한국 여행자들에게 라탄 성지로 알려져 있더라고요. 슬리퍼, 가방, 바구니 등을 도매가에 구입 할 수 있다고 하니 라탄 제품을 구매하고 싶으신 분들은 구경하러 꼭 한번 가보세요.
와로롯 시장 근처 가게에서 사고싶은 것들이 너무너무 많았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 모두 가방에 담을 수 없을 것 같아 내려놓은 것이 한 두개가 아니라 지금도 생각이 나고 아쉽네요. 그 때 거기서 산 핑크색 코끼리 행잉 가랜드는 지금 저희집 현관에 걸려있습니다.
교통수단
윤난 플리마켓을 구경한 뒤,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으면 와로롯 시장에 도착합니다. 여행 일정을 계획할 때 금요일 오전 반나절을 '시장 투어'로 잡고 이 두 곳을 가면 완벽한 코스인 것 같아요.
와로롯 시장 주변은 주차가 좀 복잡하고 힘들기 때문에 그랩(Grab)이나 툭툭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와로롯에 갈 때는 툭툭이나 썽태우를 탔고, 숙소로 돌아올 때는 근처까지 오는 썽태우를 타거나 그랩 또는 볼트를 이용했어요. 시장 골목으로도 차가 다니기는 하지만 잡기가 쉽지 않으니 조금 걸어서 큰 길로 나오시면 툭툭, 썽태우, 택시 등을 잡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와로롯 시장에서는 'GLN(토스, 카카오페이 등)' QR 결제가 가능했어요. 하지만 제가 다른 글에서 말씀드린대로 재래시장의 노점은 GLN QR코드가 있어도 결제가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0밧, 100밧짜리 소액권을 미리 준비하시는 것이 좋아요. 흥정은 와로롯 시장 2, 3층 의류 매장에서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식료품 노점에서는 이미 저렴한 가격이라 무리하게 깎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시장은 그 도시의 가장 솔직한 표정을 보여주는 곳이지요. 치앙마이 사람들의 활기찬 에너지와 넉넉한 인심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금요일엔 조금 일찍 일어나 윤난 플리마켓을 돌아보고 그 다음으로 와로롯 시장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구경해보세요.
여러분의 치앙마이 한달살기가 더욱 풍성해지길 바라며, 궁금한 점은 언제든 물어봐 주세요!